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개발자 인생 10년..
이 시간즈음이면 늘 졸음과 싸우게 되는데 한가하기도 하고 마냥 멍 때리기도 뭐하고..
그래서 한번 써보는 개발자 인생 10년의 얘기다.
2005년 봄, 대학을 막 졸업하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마구마구 써대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보다야 취업난이 덜 하긴 했지만 그래도 마냥 취업하기가 쉬운 시절은 아니었더랬다.
그리고 지금이야 뭐 이거저거 따져도보고 계산기도 두드려보고 할 눈이 좀 생겼지만 당시 갓 졸업한 놈이 뭐 아는게 있었겠는가.. 일단 무작정 이력서 쓰고 어쩌다 면접을 보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답하는게 다였다. 잘 생각해보면 어리버리했었던거 같기도 하고..
쉽게 취업도 잘 안되어 고민을 하다 기왕 이래된거 공부나 좀 더 해볼 요량으로
대학에서 배웠던 C/C++ 학원을 다니기로 결정, 기억으로는 대략 3~4개월 다녔던거 같다. 일종의 코스였지.
수업 쭈욱 듣고 나중에 팀을 짜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 발표한 후 성과가 좋은 몇몇은 학원 추천으로 취업문을 밟을 수 있는..
헌데 그런 프로젝트가 대학때도 그러하듯 뭐 쉽게 진행되진 않는다. 꼭 중간에 빠지거나 도움이 안되거나 뭐 그런 경우가 생긴다.
역시 내 팀도 그래되어 겨우겨우 발표만 할 수 있는 정도로 마무리했고 물론 취업을 보장받진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학원을 수료하고 바로 첫 직장을 입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운이 좋았던건지 복이 있었던건지 몰라도 괜찮은 사수와 동료를 만났고 즐겁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첫 회사 사람들과는 아직도 종종 연락을 하고 지낸다.
약 5년간 회사를 다니다 2번째 회사를 다니게 되었고 다시 3번째 회사를 거쳐 지금의 회사에 몸을 담게 되었다.
2005년부터해서 이제 만 10년이 되었다.
어느덧 10년차.. 개발자로서는 이제 슬슬 노후에 접어들 시기 아닌가 싶다.
컴퓨터가 좋아 무작정 관련 학과로 진학을 했고 프로그래밍이 어렵지만 재밌고해서 개발자가 되기로 했고 그렇게 10년이 흘렀는데 사실 아직도 개발이 재밌긴 하다. 업무로서의 개발은 좀 별개의 얘기긴 하지만..
하지만 개발자의 수명은 긴 편이 아니다. 상당수가 초반에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게 되고 아니면 버티고 버티다 흔한 치킨집 사장님이 되기 마련이다. 개발자의 길을 계속 가는 경우는 꽤 드문편.. 특히 우리나라에선 말이다.
야근, 철야를 당연시 하고 그에 대한 보상은 썩 이뤄지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보수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위에서도 썼지만 난 C/C++로 개발자의 길을 시작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어쩌다보니 웹개발자가 되었다. 내 주관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나 코어, 엔진, 시스템 뭐 이런 개발에 비해 웹개발은 사실 쉬운 편이다. 그래서 그런가 보수도 상대적으로 적다.
그리고 요즘엔 스마트폰이 흔해지면서 웹개발보다는 앱개발에 더 관심이 많아진듯 하다. 웹개발자보다 앱개발자를 더 찾는 경향도 있는거 같고 말이지..
나라에서 프로그래밍을 조기 교육화하여 개발자들을 육성한다고도 하는데 찬반을 떠나 결과적으로 내 경쟁자가 더 늘어나는 셈이고..
40이 이제 멀지 않은 나이에 그 나이가 되면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조차 사실 막막할 따름..
그 때 난 뭘 하고 있을까.. 궁금도 하고 걱정도 되고..
뭔가에 딱히 욕심이 있는 편도 아니고 그저 무난하게 살아온 탓인가 아직 뭘 이룬건 없는듯 하다.
신입 시절의 연봉과 크게 차이 없는 지금의 연봉과 풋풋함은 사라지고 주름과 뱃살만 늘었다. 그래도 건졌다면 사랑하는 와이프를 만나 가정을 꾸린거.. 그리고 말썽은 부려도 귀여운 똥냥이, 참이와 슬이를 얻은거랄까..
어쩌면 1/3이고 어쩌면 1/2인 인생을 살았고 언제가 끝일지 모르는 개발자 인생으로 10년을 살았다.
나의 신조가 현재에 충실하자인데 사실 현재에 충실하냐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딱히 그런거 같지도 않고 그때그때 되는대로 막 사는거 같기도 하고 하다. 지금에 충실하다보면 뭐가 되든 되긴 하겠지.. 충실하도록 노력하자고 다시금 다짐해본다.
적어도 아직은 놓지 않고 있는 개발자로서의 길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나
그래도 이 길을 가는 동안은 즐겁고 재밌게 갈 수 있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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